아이돌이 개그맨도 아니고 웃길 필요까지야 없지만 그래도 지들끼리 노는 거 보는 재미는 있어야 팬심이 유지 혹은 상승된다. 애들이 뭘하든 다 재밌고 꿀노잼이라고 포장해주는 사람들은 상관없겠지만 나는 이런 재미에도 팬심에 영향을 받아서. 비에이피 좋아할 적에 너무 재미없어서 애정이 떨어졌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비에이피는 웬만큼 재미가 없는 수준이 아니었음. 진짜 심각했어... 하필 그때 비에이피와 동시에 덕질하던 게 인피니트라서 더 비교가 됐던 거 같음. 타다-잇츠비에이피는 대본이 있는 사실상 드라마라서 노잼이 덜 부각 됐던 거 같은데 그 뒤에 했던 엠넷 리얼리티(이름이 기억 안 남) 보고는 너무 재미없어서 팬심 저세상 갔었더랬지ㅎㅎ
아이돌 그룹의 노잼과 유잼을 가르는 요소는 뭘까. 예능을 잘하는 그룹이라고 무조건 유잼그룹이 되지는 않는 거 같다. 방탄소년단은 예능을 자주 나가지도 않지만ㅋㅋ 특별히 예능을 휘어잡는 멤버가 있지도 않고 예능을 잘하는 거 같진 않는데 자기들끼리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되게 재미있거든. 아이돌팬들이 원하는 적정선의 꽁냥함을 잘 보여주는 그룹이라고 하겠다. 이게 너무 예능 욕심을 부리는 그룹이 되면 또 과해져서 문제가 되는데 그 선을 잘 타는 그룹임.
최근에 존나리 재미없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파다보니 자기들끼리 노는 게 재미있는 그룹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방탄다락이랑 브랜뉴보이즈 보고 나니까 투바투의 노잼이 더 뼈저리게 와닿는 거에요. 방탄소년단이랑 에이비식스는 왜 재미있는 거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왜 이렇게 재미가 없는 거지? 영상을 보면서 왜 그게 갈리는지 포커스를 맞춰서 보니 재미있는 그룹은 1. 서로에게 관심이 많고 2. 오디오가 안 비고 3. 목소리 톤부터 방송 톤이라는 공통점이 보였다.
서로에게 관심이 많다는 건 진짜 중요한 거다. 멤버에게 관심도 많고 생각도 많이 해야 걔에 대해 물어봤을 때 말도 바로바로 나오고 거기서 관계성을 발견하고 하는 거지. 누구 하나가 딴짓을 해도 캐치하고 관심을 줘야 거기서 방송 소스가 나오고 하는 건데 소외되는 멤버가 없이 어우러지는 점이 유잼그룹의 필요 요소 아닐까 한다. 누군가 못 끼고 있으면 보는 걔 팬들도 재미없고 나도 불편해지잖아. 오디오가 안 비는 건 마가 안 뜬다는 건데, 사실 방탄소년단도 에이비식스도 뭘 물어봤을 때 고민하느라 머뭇대는 타이밍은 생기고 그 때문에 마가 뜰 뻔한 상황은 계속 만들어지지만 지켜보는 멤버들이 그걸 가만 두지 않고 바로 컷한다. 오디오가 1초 이상 비게 하지 않음. 어떻게 보면 방송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볼 수 있겠다. 저런 장면 나올 때마다 진짜 의욕이 넘쳐보여ㅋㅋ 목소리 톤이 방송 톤이라는 건 예능인들만 봐도 알 텐데 예능을 하려면 목소리 톤이 좀 높아야 된다. 그래야 보는 사람도 흥이 남. 목소리 톤이 낮다면 말이라도 빠르든가. 이도저도 아니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느릿느릿 웅앵웅거리면 보는 사람도 기운 빠지고 분위기가 안 잡힌다고.
이건 꼭 그래야한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최근에 챙겨본 두 그룹의 공통점이라서 말하자면 상황극도 존나 심심하면 한다. 누구 하나가 뜬금없이 상황극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바로 받아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음. 그냥 유잼그룹은 평소에도 자기들끼리 잘 놀고 재미있게 노는 애들이라 방송에서도 그게 티가 나는 게 아닐런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고나리 때문에 노잼이고 어쩌고가 아니라 그냥 평소에도 재미없게 놀 거 같아. 그들에게서 점점 재미를 포기하게 된다...^_T 마지막 기대는 27일 엠넷 리얼리티에 걸어보는 걸로....